2025, SHAPE SHADE SUPPORT / Solo Exhibition / SERGE MOUILLE LOUNGE

무라카미 하루키: 저는 언제나 소설이란 삼자협의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시바타 모토유키: 삼자협의라구요?

무라카미: 네, 삼자협의. 저는 ‘장어설’이라는 것을 갖고 있습니다. 저라는 글쓴이가 있고 독자가 있지요. 그런데 그 두 사람만 갖고는 소설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장어가 필요합니다. 장어 같은 것.

시바타: 아하.

무라카미: 그런데 굳이 장어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웃음) 어쩌다 보니 저의 경우 장어입니다. 무엇이든지 상관없는데요. 저는 장어를 좋아하니까 장어입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과 독자 사이의 관계에 장어를 불러들여서 저와 장어 그리고 독자 이 셋이서 무릎을 맞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렇게 하면 소설이라는 것이 제대로 완성됩니다. ... 그런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런 발상이 지금까지의 기성의 소설에서는 별로 없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전부 독자와 작가만 있고 어떤 경우에는 비평가가 들어올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대화가 이루어지고 그렇게 졸아드는 거지요. 그러면 ‘문학’이 되고마는... 그런데 세 사람이 있는데 그중 두 사람이 모르면 “그럼 잠시 장어에게 물어볼까”가 되는 거지요. 그러면 장어가 대답을 해 줍니다만 그 덕분에 수수께끼가 더 깊어지기도 하죠. 그런 느낌으로 소설을 쓰지 않으면 소설을 써도 재미가 없습니다.(웃음)


장어는 매개체다. 매개체가 없으면 두 자아의 만남은 평평해진다. 두 평면의 만남. 그 경계에서는 각각의 개별 주체가 가지고 있던 속성 바깥의 것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 틈으로 장어가 비집고 들어올 때 세계는 다채로워진다. ‘나’와 ‘너’에 관해서만 말하던 나는 이제 ‘장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너도 이제 장어에 대해 함께 이야기한다. 


굳이 장어가 아니어도 괜찮다. 가구와 음악은 어떨까. 우리는 가구와 음악을 좋아하니까. 음악을 들으며 우리는 테이블을 두고 마주 앉아 있다. 가구와 음악 사이. 우리는 가구와 음악에 대해 이야기한다. 

굳이 가구와 음악이 아니어도 괜찮다. 문득 둘러본 세상은 다양한 작품으로 다채롭다. ‘나’와 ‘너’ 그리고 ‘세계’가 함께 이야기한다. 가구는 그릇이다.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또 비운다.

조형 造形 조명 照明 조연 助演


조명은 빛과 그림자로, 가구는 면과 선으로 이미 존재하는 공간을 나누거나 잇는다. 다시 말해, 편집한다. 


세르주무이 조명과 스튜디오 신유 가구는 기계적인 대량생산이 아닌, 인간의 손 위주로 조형된다.

 

건축 공간을 살아가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 인간의 손길을 잊지 않은 공간은 인간의 손길을 잊지 않는 삶을 조형한다.


오늘날 인간은 고립되고, 고립된 인간은 인간을 쉽게 잊어버린다.


세르주무이와 신유의 조형은 빛 뒤의 그림자를, 면 뒤의 선을, 도시 뒤의 인간을 잊지 않는다. 이들의 조형은 조연이 된다. 


주연인 당신을 위해서, 그것은 늘 그곳에 있다.


SHAPE SHADE SUPPORT


Light and shadow through lighting, planes and lines through furniture—these elements divide or connect a space that already exists. In other words, they edit it.


SERGE MOUILLE's lighting and STUDIO SHINYOO's furniture are not shaped by mechanical mass production, but by the human hand.


Ultimately, it is human beings who inhabit architectural spaces. A space that retains the touch of human hands shapes a life that does not forget human touch.


In today's world, humans are increasingly isolated, and isolated individuals easily forget one another.


The sculptural language of SERGE MOUILLE and STUDIO SHINYOO does not forget the shadow behind the light, the line behind the plane, or the human behind the city. Their creations take the supporting role.


Always present, for you, the leading role.